홍진이 가득한 속세에 살아도 떠도는 구름이나 흐르는 강물에 대한 취미를 잃지 말고, 소슬하고 적막한 곳에서 지내면서도 천하를 구제할 뜻을 품고 지내야 하겠습니다. 곤궁하고 참담한 지경에 처해서도 솔개가 날고 물고기가 뛰어 오르는 듯한 자연의 활기에 몸을 맡기고, 권력과 복락을 누리며 살 때에도 깊은 물가에 다가가며 살얼음을 밟을 때처럼 경계를 늦추기 말아야 합니다. 자유롭되 방탕하지 않고 포용하되 집착하지 않고 천문과 지리를 살피고 마음을 편안히 가질 수 있다면 가는 곳마다 자유세계니 어느 때인들 마음대로 되지 않을 리 있겠습니까.
만해 한용운 '채근담 강의' 머리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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