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29일 토요일

태산불사토양 하해불택세류(泰山不辭土壤 河海不擇細流) [사기, 이사열전]


泰山不辭土壤 河海不擇細流 


태산(太山: 泰山)은 한 줌의 흙도 양보하지 않아 저렇게 커졌으며 하해(河海)는 한 줄기 세류(細流)도 가리지 않아 저렇게 깊어졌습니다. 왕자(王者)는 어떤 백성도 물리치지 않기 때문에 덕을 천하에 밝힐 수 있는 것입니다.

사기 '이사열전'

 

 

(사견) 위 글은 이사의 출세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있던 진의 대신들과 왕족들의 타국인 추방론을 반박하기 위한 글에 포함된 문장이다. 문장 자체만 보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사는 6경(六經)이 가르치는 그 근본을 알면서도 주군의 결점을 보완하는 공명정대한 정치를 하지 않았고 높은 지위에 있으면서도 2세황제에게 아첨하는 글을 올리는 따위의 비굴한 모습을 그의 말년에 보이게 되었다. '인간 최대의 치욕은 비천한 것이며 최대의 비통은 곤궁한 것'이라며 부귀와 영리를 좆으며 진황제를 위해 유세하는 그의 초창기 모습을 보면 마지막에 오형(五刑; 먹물 들이고 코 베고 다리 자르고 귀 베고 혀 자르는 형벌)을 갖추어 받고 시장 바닥에서 허리를 잘려 죽는 그의 최후는 어찌보면 예견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한다. 위 문장 또한 그가 마지막 판단을 달리했다면 부귀 영리만을 좆은 이의 문장이 아닌 천하 일통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명승상의 문장으로 기억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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